역학조사 한계·경각심 해이…확진자 수 2.5단계 기준 근접
전파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역학조사의 한계와 사람들의 떨어진 경각심으로 이틀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00명대를 기록했다.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인 400명대에 바짝 다가섰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69명 증가한 3만2887명으로 나타났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166→176→192→202→245→293→320→361→302→255→320→363→553→525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382.7명으로 전날(26일) 353.4명보다 29.3명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2.5단계, 전국 2단계 상향이 목전에 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확진자가 300명을 초과한 상황이 1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국 거리두기 2단계가 가능하고, 1주간 일일 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400~500명 이상인 경우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수도권은 지난 24일부터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고 있으며 호남권 등 몇몇 지역은 1.5단계를 가동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9일 전국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며 2.5단계 격상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확진세가 두드러진 수도권은 2.5단계로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확진자 급증의 한 요인으로는 '역학조사의 한계'가 꼽힌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2차, 3차 전파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지인, 직장동료, n차 전파까지 그 고리까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 수는 전날 기준 14.7%로 나타나면서 감염원을 특정하기 버거운 모양새다.
역학조사관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정서적으로도 탈진 상태라는 연구결과까지 발표되면서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면 역학조사 시스템 자체가 사실상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지난 26일 경기도 역학조사관 20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접을 진행한 결과, 일부 역학조사관은 초과 근무 시간이 100시간에 달하는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 역학조사관은 오전 4~5시에 퇴근해 오전 7시까지 출근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의 정서적 고갈 평균값은 4.3점이었으며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16명이 정서적 고갈 기준점인 3.2점을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주민 1명이 지난 25일 최초 확진되고 앱 소모임을 통해 지인 등 15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관련 확진자는 총 16명이나 나왔다. 해당 소모임 참석자들은 주중과 주말을 포함해 오프라인 모임을 9회에 걸쳐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원구 소속 공무원들과 진주시 이통장들이 단체로 연수를 갔다 온 후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공무원조차 경각심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새벽 5시 다급한 코로나19 중환자실의 전화에 잠을 깨 바로 뛰어가 인공호흡기를 달고 중심정맥관을 잡고 동맥혈관 카테터를 삽입했다"며 "부디 의료진과 어르신을 위해서 그대로 멈춤을 실천해달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는 전국적 대유행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선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상향에 주저하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강서구는 지역 내 에어로빅 학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매뉴얼을 적용했다. 구는 이번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감염 발생 위험이 높은 체육시설, 문화시설, 복지시설 등 각종 공공시설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
웰페어데일리뉴스 권혁수 기자 (wdn-news.com)